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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건 괴로워

문화예술계 연수단원 후기 본문

잡다한 정보들

문화예술계 연수단원 후기

잉여의왕백수 2024. 2. 14. 09:00

 

예술가들이 경력을 쌓으면서 경제적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제도중 가장 유용한 제도는
인력지원사업이라 생각한다.

이제 공고가 나고 얼마 뒤면 합격발표를 시작으로 다음달부터 업무가 시작될텐데
아무 정보도 없어서 막막했다. 그래서 10개월간 연수단원을 참여한 후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보통 지원자격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5일 근무가 원칙이며 1일 8시간 근무지만 업계 특성상 탄력근무를 많이 한다.

제일 많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과연 근무조건이 정확히 지켜지는가? 이다. 특히 이 업계를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그게 돼?" 라는 의문을 품은 것이다.


정답은 X
출퇴근 시간이 명확한 공공기관이 아닌 이상 근로시간이 정확히 지켜지지 않는다.

연수단원을 하다보면 중간에 함께 모이는 자리가 마련되는데 제일 많이 불만을 토로하는 부분이 근로조건이 명확히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과 기관이 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나 역시도 근무했던 곳에서도 근로조건을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했음에도 주말근무는 물론 주말근무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대표는 최대한 챙겨주려 했지만 회사생활 하면서 주말근무 했으니 평일엔 쉬겠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MZ세대라고 모두가 할 말 다 하며 사는 건 아닌데 말이다.

보통 한 달 기준으로 주6일 또는 주 7일 근무가 1~2회는 있는 편이며 그에 대한 대체휴무를 제공한 적도 있지만 그냥 넘어간 적도 많았다. 또한 퇴근 시간이 넘어서까지 근무하는 경우도 많았으며 나같은 경우는 해당 업무가 처음인데도 인수인계 없이 쌩고생을 했다. 

기관마다 다르겠지만 보통은 근무시간이 안 지켜진다는 곳이 매우 많았다.

월급은 제때 들어오나요?

월급은 다행히 제때 들어오는데 담당자의 누락으로 며칠 늦어진 적은 있다.

실업급여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다. 단, 계약 연장을 제안받은 적이 없어야 하며 고용보험 가입기간이 180일이 되어야 한다. 6개월 근무하고 자진퇴사하면 안된다. 고용보험 180일은 대략 8개월의 근무기간이므로 다 채우는 걸 추천한다.

어떤 업무를 하나요?
계약서에 표기된 업무 외에도 잡다한 것들을 하게 될 것이다.

업무강도는 어땠나요?
나같은 경우 운전까지 할 수 있어서 지방 출장도 많이 갔다.
많이 빡세다.

근무시간이 안 지켜지면 어떻게 하죠?
방법이 없다. 각오하고 연수단원을 시작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해결해줄 수 있는 부서도 없을 뿐더러
기관 대표하고 얘기해보는 수 밖에 없다. 많은 연수단원들이 이에 대한 불만이 있었지만 해결할 수 있는 창구가 없었다.

연수단원 이후 정직원 전환도 가능한가요?
가능하다. 연수단원 정직원 채용에 대한 보상도 있으며 일을 잘했다면 충분히 제안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연수단원이 필요한 기관의 규모라면 사실상 정직원의 임금을 감당할 수 있을까?

연수단원을 통해 약 1년 반동안 경제활동에 있어서 자유를 누리며 미래를 꿈꿀 수 있었다.
만약 메인으로 하는 것이 더 우선시하는 성향이라면 연수단원 생활내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이다.
예술 쪽 업무강도는 워낙 잘 알려진 대로 워라밸을 지키기 힘든 곳이므로 각오는 하고 왔지만 그럼에도 계약서에 명시된대로 지켜질거라 생각했던 것이 내 착각이었다. 물론 내가 해당기관의 정직원이나 해당 분야의 직업을 갖겠다는 확신이 있었으면 어떻게 될 지 몰랐겠지만 밤 10시가 되어 집에 돌아올 때면 다른 직업을 찾아봐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다. 특히 참을 수 없는 건 그 돈 받고 그렇게 일하는 게 말이 되냐? 라는 주변의 쓴소리였다. 
거기에 공연계에 만연한 지원사업 페이백을 내 통장으로도 겪은 적 있는데 말 없이 내 통장에 돈이 들어와서 당황한 적이 있었다. 개인 소득이 많이 잡히면 안 되는 상황이라 다음부턴 페이백을 내 통장으로 하지 말아달라 부탁했다.
그럼에도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해볼만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연수단원을 무조건적으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나는 내 본업을 우선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퇴근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고
처음하는 업무임에도 인수인계를 못 받아 연수단원 생활 내내 많이 헤맸다.
그럼에도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예술생활에 있어 많은 영감과 도움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