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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건 괴로워
베트남 여행 3일차 - 사파(Sapa) 에서 하노이(Hanoi) 로 , 하노이 야시장. 흥정이나 딜(Deal)하는 팁까지. 베트남에서 흥정은 화폐 가치의 감수성이 포인트다. 본문
베트남 여행 3일차 - 사파(Sapa) 에서 하노이(Hanoi) 로 , 하노이 야시장. 흥정이나 딜(Deal)하는 팁까지. 베트남에서 흥정은 화폐 가치의 감수성이 포인트다.
잉여의왕백수 2024. 1. 3. 09:002023.12.09~10
TIP - 밤이 되면 리셉션 직원들은 대부분 자고 있다. 체크아웃이 안 되는 곳도 있으니 꼭 확인하자.
새벽 2시가 되어 도착한 하노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택시 기사들이 달려와 호객을 했다. 숙소가 바로 근처였기 때문에 기사들을 밀어내고 도착했는데 불이 꺼져 있었다. 직원은 자고 있었고 그를 깨워 체크인을 부탁했더니 옆에 있는 호텔로 가라고 했다. 호텔을 잘못 찾은 줄 알았는데 간판은 예약한 호텔명이 맞았고 일단은 옆에 있는 호텔로 가서 체크인을 부탁했다. 예약내역을 휴대폰으로 보여줬더니 우리를 데리고 원래 예약했던 호텔로 왔다.
서로 대화를 하다가 결국 예약했던 숙소가 아닌 다른 숙소로 오게 되었다. 배가 너무 고파 서둘러 짐을 풀고 호텔 직원에게 라이터를 빌렸다. 조금 걷다보니 맥주거리가 나왔고 외국인 관광객들과 라운지 바에서 흘러나오는 신나는 EDM음악들로 거리가 시끌벅적했다. 쌀국수를 먹기 위해 식당을 찾다가 호객을 하는 식당 아무데나 갔다. 쌀국수와 맥주를 시켰고 사람들은 TV로 축구를 보고 있었다. 옆에 앉은 외국인이 어디서 왔냐 물었고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강남! 이라며 반가워 했다. 잠깐의 스몰토킹으로 금새 친해질 수 있었다. 쌀국수가 나왔고 현지인에게 먹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쌀국수 먹는 방법이야 다 비슷하겠지만 로컬만의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다. 현지인은 칠리소스나 해선장을 넣어서 먹으면 된다했고 같이 나온 라임을 짜 넣으라 했다.
새벽 4시. 드디어 본격적으로 먹어보는 쌀국수는 맛있었다. 가격은 3천원 정도. 한국이랑 큰 차이는 없었지만 노상에서 먹는 와일드한 느낌이 좋았다. 맥주도 맛있었다. 식사를 끝내고 계산을 하니 잔돈을 더 받았다. 물어보니 옆에 앉았던 분이 맥주 값을 계산해주었다고 한다.
간단히 거리를 돌아다니다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 날이 되어서 아침으로 반미를 먹었다. 프랑스의 지배를 받던 시절 생긴 음식이다. 바삭하게 구워진 바게뜨에 채소들이 들어가 간단한 한 끼로 좋았다. 가격은 1500원 정도였다. 코코넛은 2500원 정도 였는데 한국에서 먹던 것과 다르다. 맛있다. 진짜 맛있다.
마카오, 사파 여행의 후유증으로 하노이는 거의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사람들을 관찰하고 숙소에서 쉬었다가 다시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는 등 휴식의 연속이었다. 발목의 통증은 경미하게 남아있었기에 많이 걷지는 못했다.
오토바이가 매우 많다. 소음과 매연이 엄청나다!
여기선 길을 건널 때도 조심해야 한다. 멈추면 안 된다. 오토바이가 알아서 피해간다.
신기한 건 무질서 속에 질서가 있다.
여기는 길이 이상한데 신호등을 건너고 다음 신호등이 있는 곳 까지 걸으려면 도로를 통해 걸어 가야한다.
그냥 한국의 횡단보도를 생각하면 안된다.
하노이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약국 쇼핑부터 시작했다.
곧 베트남 여행 경비에 관한 글과 약국 쇼핑 팁을 올릴 예정이다.
비파인은 화상 연고, 타이거 밤은 진통과 소염효과가 있는 파스 같은 크림이다. 조그만 게 40,000동이다.
약국마다 차이가 심하다.
약국 쇼핑을 하다가 친구가 맛있다고 소문난 집을 가보자 해서 가봤다. 참고로 맛집이라 해서 가는 성격이 아니다.
튀긴 밥알의 바삭한 식감이 좋다. 그러나 맛은 그저 그랬다. 도대체 맛집 선정기준이 뭘까? 내가 이래서 맛집 안 간다.
무엇보다 맛집이라 해도 내 입맛이 고급지지 않기 때문에 뭘 먹어도 다 맛있게 먹는다. 일주일동안 햄버거만 먹은 적도 있다. 유일하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사파와는 다르게 무더운 날씨에 반팔티를 사기 위해 롯데마트를 가려고 했는데 운이 좋게도 야시장을 발견했다.
주말에만 열린다 했는데 롯데마트를 포기하고 야시장에서 반팔티를 구매했다. 가품 나이키 티셔츠였지만 기능성 티셔츠가 필요했기에 5천원 정도에 구매를 했다. 바가지가 심하다고 해서 흥정을 했는데 못 깎았다. 여기저기 둘러봤지만 10만동이 최저가격인 것 같다. 심지어 노 디스카운트가 붙어있는 가게도 있었다. 마침 신발이 필요해서 짝퉁 나이키 신발도 하나 샀는데 가게마다 퀄리티 차이가 심하다. 그래서 가격 차이도 20~30만동(1~2만원) 차이가 나는데 이 돈으로 베트남에서 할 수 있는 걸 생각하면 굉장히 큰 돈이다. 나는 퀄리티 좋아 보이는 신발을 골랐는데 여기가 제일 비쌌다. 90만동부터 부르길래 귀찮아서 10만동만 깎았다.
TIP - 먼저 디스카운트를 외치고 계속 아쉬운 척 구경하다 가려고 하면 붙잡고 딜을 하는 경우가 있다.
에어팟 2세대 같은 경우 가격은 기억이 안 나지만 70% 할인 까지 성공했다. 대략 한국돈 4~5천원 선이었던 것 같은데 퀄리티가 너무 구려서 구매는 하지 않았다. 결국 안 사고 가니까 뭐라고 하는 것 같았는데 표정을 보면 분명 욕이 틀림없다. 야시장은 할인을 염두에 두고 가격책정을 하는 것 같다.
TIP2 - 한국사람에겐 5만동이 얼마 안 되는 돈이라 할인을 해줘도 별 감흥은 없지만 현지인들은 다르다.
80만동(4만원정도) 를 산다 했을 때 내가 70을 부르면 상인은 75를 부른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20만동은 깎고 시작해라. 그리고 은근히 가격을 써놓고 판매하는데가 많다.
숙소에 돌아와 티셔츠를 입어보니 꾸릿한 냄새가 났다. 도저히 입을 수가 없었기에 물빨래를 했는데 물빠짐이 심했다.
야시장이 끝나가기 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대충 물세탁을 하고 물기만 짠 뒤에 안 마른 옷을 입고 나갔다. 호객행위 하려고 나를 붙잡는 사람들은 놀랐을 수도...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한 뒤 옷을 갈아 입고 다시 걷기 시작하는데 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무슨 내용인지는 몰라도 표정만으로 느껴지는 애달픔을 보니 비극을 공연중이었던 것 같다. 한의 정서가 느껴졌다. 그리고 처음 보고 듣는 악기들도 신기했다.
역시 야시장은 먹거리다. 바나나를 구워서 뭔가에 촵촵 묻히는 음식이 눈에 들어왔다. 가격도 천원 정도였는데 바나나를 구워 쫀뜩한 찹쌀과 함께 준다. 그 위에는 연유와 땅콩가루, 코코넛을 뿌려주는데 조화롭고 맛있다.
걷다가 도착한 곳은 호안끼엠 호수가 보이는 광장이다. 우선 좀 쉴겸 광장에서 가장 크게 보이는 건물 꼭대기에 있는 카페를 가봤다. 여긴 좀 직원이 불친절했다. 저 혼잡도를 보라. 사진은 그나마 혼잡하지 않았을 때를 찍은 건데 저것보다 4배는 심하다.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는 곳이었다. 길거리에서 제기차기 비슷한 놀이
를 하는 사람들부터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연인들. 거리는 깨끗했고 신호등이 거의 없던 도로는 무질서해보이지만 그들만의 질서가 있었고 치안 걱정도 없이 호숫가를 걸어다녔다. 맥주거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숨통이 트였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소년이 오픈한 지 일주일 된 클럽을 소개하며 와달라고 했다. 그는 영어를 하진 못했지만 번역기를 쓰며 어떻게 우리를 클럽에 데려오려고 했다. 베트남의 클럽이 궁금하기도 해서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겠다 말했다. 그리고 어떻게 알았는지 숙소까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클럽은 총 3개의 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1층은 스트립쇼를 하는 곳인데 테이블 비용은 무료지만 주문할 수 있는 메뉴가 15만원부터 시작한다. 나는 그냥 간단히 칵테일 한 잔 하며 구경만 하고 싶었을 뿐이었기 때문에 클럽을 데려온 소년에게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소년은 3층으로 우리를 안내했고 만 오천원 정도 되는 칵테일을 팔고 있었다. 그렇다. 관광객들 등쳐먹겠다는 각오로 오픈한 클럽이다.
클럽은 협소했고 클럽과 어울리지 않는 친구들이 많이 보였다. 조명기구도 형편이 없었고 노래도 보링했다. 신기한 건 연초를 피우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 흡연을 해도 되냐 물었다. 그리고 왜 전자담배만 피우는지 물어봤는데 번역기를 통해 돌아온 대답은 취향이라 했다.
소년은 끊임없이 1층이 더 재미있다며 우리를 1층으로 안내하려 했고 여성들과 합석을 원하냐 물었는데 나는 그저 분위기만 보려고 왔다며 거절했다. 그렇게 30분쯤 지났을 때 사람들은 하나 둘 나가기 시작했고 종업원을 포함해 10명 안 팎으로 남아있었다. 어떻게든 분위기를 띄우려는 모습이 좋아보여서 디제잉 부스 앞에서 같이 신나게 방방 뛰어줬다. 그리고 맥주 두 잔을 더 마신 뒤 클럽을 나왔다. 재밌었던 건 내가 갔던 클럽만 그랬던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도 음악에 맞춰 춤을 추지 않고 그냥 멀뚱멀뚱 있었던 건데 한국인이나 베트남 사람들이나 샤이샤이 한 것은 비슷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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